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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ay(OK) 어원, 세계 공용어가 된 '맞춤법 실수'의 진실

by purevanillacookie 2026. 1. 12.

영어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단어만큼은 압니다. "Okay."
긍정, 동의, 승낙, 확인 등 모든 상황에서 통하는 마법의 단어 'OK'는 지구상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단어이자, 인류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신조어입니다. 심지어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달 표면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도 바로 "OK"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토록 완벽하고 권위 있는 단어가, 사실은 1839년 미국 보스턴의 한 신문기자가 장난 삼아 쓴 '일부러 틀린 맞춤법'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고귀한 어원이 아니라, 'All Correct(모두 맞음)'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Oll Korrect'의 약자였다는 것이 언어학계의 정설입니다.

오늘은 인류의 언어 습관을 바꾼 위대한 장난, OK의 탄생 비화와 그것이 전 세계로 퍼져나간 드라마틱한 과정을 추적해 봅니다.

Okay(OK) 어원, 세계 공용어가 된 '맞춤법 실수'의 진실

1. 1839년 보스턴, "맞춤법 파괴가 유행이다"

OK의 탄생 시점은 정확히 1839년 3월 23일입니다. 당시 미국 보스턴의 지식인들과 신문 기자들 사이에서는 단어의 철자를 일부러 우스꽝스럽게 바꿔 부르고 줄임말을 쓰는 것이 일종의 '유행(Meme)'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No Go(안 된다)'를 'Know Go'라고 쓰고 'K.G.'라고 줄여 부르거나, 'All Right(좋아)'을 'Oll Wright'라고 쓰고 'O.W.'라고 부르는 식이었죠. 마치 요즘 한국에서 '인정'을 'ㅇㅈ'이라고 하거나, 일부러 맞춤법을 파괴하며 노는 것과 비슷한 언어유희였습니다.

이날 《보스턴 모닝 포스트(Boston Morning Post)》의 편집장이었던 찰스 고든 그린은 기사 중간에 풍자적인 농담을 던지며 이렇게 적었습니다.
"o.k. (oll korrect)"

그는 'All Correct(모두 맞음)'를 소리 나는 대로 'Oll Korrect'라고 적고, 그 앞글자를 따서 'o.k.'라고 표기했습니다. 이것이 역사상 'OK'가 문헌에 등장한 최초의 순간입니다.

2. 'Old Kinderhook' : 대통령 선거의 슬로건이 되다

신문기자의 가벼운 농담으로 끝날 뻔했던 OK가 전 미국으로 확산된 계기는 1840년 미국 대통령 선거였습니다.

당시 재선을 노리던 8대 대통령 '마틴 밴 뷰런(Martin Van Buren)'은 뉴욕주의 '킨더훅(Kinderhook)'이라는 마을 출신이었습니다. 그의 지지자들은 그의 출신지를 따서 그를 "Old Kinderhook (킨더훅의 늙은이, 노련한 정치인)"이라고 불렀습니다.

지지자들은 이 별명의 약자인 'O.K.'를 선거 구호로 내세웠습니다. 그들은 'O.K. 클럽'을 결성하고 유세장마다 "O.K.!"를 외치고 다녔습니다. 이때 마침 보스턴에서 유행하던 "Oll Korrect(다 맞다/만사형통)"의 의미와 대통령의 별명 "Old Kinderhook"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OK는 "밴 뷰런이 다 옳다!"라는 강력한 정치적 슬로건으로 둔갑했습니다.

비록 밴 뷰런은 선거에서 졌지만, 선거 기간 내내 미국 전역을 뒤덮었던 'OK'라는 두 글자는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버렸습니다.

3. 전신(Telegraph) 시대의 표준 신호

정치적 유행어를 넘어, OK가 실용적인 표준어로 자리 잡은 것은 '전신(Telegraph)' 기술의 발달 덕분입니다.

모스 부호로 메시지를 주고받던 시절, 통신원들은 메시지를 다 받았다는 신호로 짧고 명확한 단어가 필요했습니다. 'Yes'나 'Understood'는 너무 길었고, 'O'와 'K'는 모스 부호 패턴이 매우 뚜렷해서 오해할 소지가 적었습니다. (O: ─ ─ ─, K: ─ ● ─)

철도 역무원들과 전신 기사들이 수신 확인 신호로 "OK"를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 단어는 미국을 넘어 전 세계 통신망을 타고 퍼져나갔습니다. 그리고 20세기 미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세계 공용어가 되었습니다.

4. 다른 어원설? (초크토족 언어설 등)

물론 OK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른 주장들도 존재합니다. 가장 유명한 소수설은 북미 원주민인 초크토(Choctaw)족의 언어 중 "그렇다"를 뜻하는 '오케(Okeh)'에서 유래했다는 설입니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실제로 문서에 서명할 때 'OK' 대신 원주민 식인 'Okeh'라고 적기도 했습니다.

또한 서아프리카의 월로프어 'Waw-kay(와우 케이)'나 스코틀랜드어 'Och aye(오 아이)'에서 왔다는 주장도 있지만, 저명한 언어학자 앨런 워커 리드(Allen Walker Read)가 1960년대에 1839년 보스턴 신문 기사를 찾아냄으로써, 현재는 'Oll Korrect' 유래설이 가장 확실한 정설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5. 마치며 : 긍정의 힘이 만든 단어

장난기 어린 "Oll Korrect"에서 시작해, 대통령의 별명 "Old Kinderhook"을 거쳐, 오늘날 "알겠습니다"라는 뜻으로 쓰이기까지. OK의 역사는 우연과 대중의 선택이 빚어낸 기적입니다.

세상 일이 복잡하고 힘들 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은 거창한 연설이 아니라, 그저 "다 잘될 거야, 다 맞아"라고 해주는 "It's OK" 한 마디가 아닐까요? 19세기 보스턴 사람들이 세상이 '모두 올바르게(All Correct)'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던 그 낙서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