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눈을 뜨면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혹은 TV로 '뉴스(News)'를 확인합니다.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전해주는 이 단어는 현대인에게 공기처럼 익숙한 존재입니다.
혹시 학창 시절이나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News라는 단어는 동(North), 서(West), 남(South), 북(East)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사방팔방에서 소식을 모아온다는 뜻이니 의미도 딱 들어맞고, 철자 순서도 N-E-W-S로 완벽해 보입니다. 너무나 그럴듯해서 많은 사람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이 이야기. 과연 진실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것은 아주 잘 만들어진 '가짜 어원(Folk Etymology)'입니다. 오늘은 뉴스라는 단어를 둘러싼 이 거대한 오해를 풀고, 진짜 출생의 비밀인 '새로운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 팩트 체크 : 왜 동서남북(N.E.W.S)이 아닐까?
많은 사람이 뉴스(NEWS)가 방위(Compass directions)의 약자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어학자들은 이 주장이 100% 틀렸다고 단언합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단어가 만들어진 시기에는 '약자(Acronym)' 문화가 없었습니다.
뉴스라는 단어가 영어 문헌에 처음 등장한 것은 14세기(1300년대) 후반입니다. 하지만 단어의 앞 글자를 따서 새로운 단어를 만드는 '약어 제조 방식'은 20세기 현대에 들어서야 유행한 방식입니다. 중세 시대에는 이런 식으로 단어를 만드는 문법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철자가 맞지 않습니다.
초기 영어에서 뉴스(News)는 'Newes' 혹은 'Newis'라고 표기되었습니다. 만약 동서남북의 약자였다면 애초에 철자가 달랐어야 합니다. 즉, 동서남북 설은 후대 사람들이 우연히 철자가 맞는 것을 보고 그럴듯하게 지어낸 '민간 어원'에 불과합니다.
2. 진짜 어원 : 그저 '새로운 것들(New things)'
그렇다면 뉴스의 진짜 어원은 무엇일까요? 아주 단순합니다. 형용사 'New(새로운)'에 복수형 어미 '-s'를 붙인 것입니다. 즉, 문자 그대로 "새로운 것들(New things)"이라는 뜻입니다.
이것은 라틴어의 영향입니다. 라틴어에는 '새로운'을 뜻하는 'Novus'가 있고, 이것의 중성 복수형인 '노바(Nova)'가 '새로운 일들' 혹은 '뉴스'라는 뜻으로 쓰였습니다. (우리가 아는 '슈퍼노바(초신성)'의 노바가 바로 여기서 왔습니다.)
이 라틴어 용법을 흉내 내어 프랑스어에서는 'Nouvelles(새로운 것들 = 소식)'라는 단어가 생겼고, 독일어에서는 'Neues', 그리고 영어에서는 14세기에 'New'에 's'를 붙여 'News'라는 단어를 만든 것입니다. 결국 뉴스는 방향(공간)이 아니라 '시간(새로움)'을 강조한 단어입니다.
3. "News is..." 단복수의 미스터리
여기서 재미있는 문법적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News는 형태상으로는 's'가 붙은 '복수형'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영어에서 News는 '단수' 취급을 합니다.
"No news IS good news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보시다시피 'are'가 아니라 'is'를 씁니다. 19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News are..."라고 복수로 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점차 '소식'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통칭하는 불가산 명사(셀 수 없는 명사)로 굳어지면서 단수 동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것들"이라는 복수의 의미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하나의 정보 덩어리로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4. 마을의 외침꾼에서 신문으로
뉴스의 전달 방식도 시대에 따라 변해왔습니다.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 중세 유럽에는 '타운 크라이어(Town Crier)'라 불리는 마을의 외침꾼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종을 딸랑딸랑 흔들며 광장에 나타나 "Oyez! Oyez! (들으시오!)"라고 외친 뒤, 왕의 명령이나 전쟁 소식 같은 '새로운 일들(Newes)'을 육성으로 전달했습니다.
이후 17세기에 들어 종이 위에 소식을 인쇄한 최초의 신문들이 등장했고, 사람들은 카페에 모여 '가제트(Gazette)'라 불리는 이 종이를 돌려보며 세상의 '새로운 것'을 탐독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빛의 속도로 뉴스를 접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14세기 사람들이 궁금해했던 "뭐 새로운 거 없어?"라는 호기심과 똑같습니다.
5. 마치며 : 방향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움'
비록 동서남북(NEWS)이라는 해석이 가짜라고 판명 났지만, 그 해석이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유는 뉴스가 가져야 할 덕목을 그럴듯하게 설명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사방의 소식을 골고루 전해야 한다는 믿음 말입니다.
하지만 어원학적으로 볼 때 뉴스의 진짜 생명은 '방향'이 아니라 '새로움(New)'에 있습니다. 어제와는 다른 오늘의 이야기, 낡은 생각에 갇히지 않는 새로운 시각. 그것이야말로 News라는 이름이 가진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