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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3세는 악역입니다 리뷰 — 연재 분량, 중반부 문제, 독자 이탈까지 따져봤다

by purevanillacookie 2026. 4. 4.

이 3세는 악역입니다 공식 표지 — 리샤 장편소설
▲ 리샤 장편소설 <이 3세는 악역입니다> 공식 표지 (카카오페이지 연재 / 넵튠 출판)

작가 리샤
장르 로맨스 판타지 (빙의물·육아물·성장물)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연재 2021년 9월 17일 ~ 2022년 12월 21일 (완결)
조회수 누적 1억 3천만 회
솔직히 리샤 작가를 처음 접한 건 로열 셰프 영애님이었는데, 중반부에 내려놨습니다. 육아 상태가 너무 길게 이어지면서 전개가 질질 끄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그런데도 이 3세는 악역입니다가 나왔을 때 "이번엔 다르겠지" 싶어서 또 캐시를 긁었어요. 근데 이번에도 중반부 어느 지점에서 멈추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작품의 배경과 소재가 왜 눈길을 끌었나

이 3세는 악역입니다는 2021년 9월 카카오페이지에서 연재를 시작해 2022년 12월 완결된 리샤 작가의 로판 웹소설입니다. 로판이란 로맨스와 판타지 세계관을 결합한 장르로, 국내 웹소설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카테고리예요.

소재 자체는 상당히 영리합니다. 주인공은 빙의물(독자가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장르) 안의 악녀에게 또다시 빙의돼요. 이야기 안에서 이야기 자체를 의식하고 언급하는 메타픽션(Meta-fiction) 구조인데, 독자가 소설을 읽는 상황과 주인공이 놓인 상황이 겹쳐 보이는 효과를 냅니다. 주인공이 실시간으로 바뀌는 독자 댓글을 보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는 장치는 이 메타픽션 구조를 장르적으로 가장 잘 활용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처음 읽었을 때 가장 끌렸던 지점도 바로 이 구조였습니다. 소설 댓글창이 눈앞에 뜨고, 독자들의 반응이 실시간으로 흘러가는 장면은 웹소설 독자라면 그 감각을 바로 이해할 수 있어 몰입감이 남달랐거든요.

핵심 소재 정리
  • 이중 빙의 구조: 빙의물 안의 악녀로 다시 빙의되는 메타픽션 설정
  • 코코넛페이지 댓글창: 독자 반응이 주인공의 위기 탈출 열쇠로 작동
  • 피폐물 세계관: 가족 관계와 집안 비밀이 아포칼립스급으로 얽힌 구조
  • 성장 서사: 로맨스보다 여주 에릴로트의 생존과 각성에 초점

200원짜리 화가 390개, 중반부 분량 문제를 짚어보면

여기서 짚어야 할 숫자가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지 기준 전체 390화이고, 화당 가격은 200원이에요. 일반적인 웹소설의 화당 가격이 100원임을 감안하면 두 배 수준입니다. 전체를 결제하면 78,000원이라는 계산이 나와요. 물론 기다리면 무료(기다무)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일정 시간을 기다려야 한 화를 무료로 볼 수 있는 방식이라 속도가 느리고, 결국 독자들은 상당 부분 유료 결제로 전환하게 됩니다.

제 경험상 이 가격 구조가 독자와 작가 사이에 암묵적인 계약을 만든다고 봐요. 비싼 만큼 화 밀도가 높고, 화당 서사 진행량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기대치가 생기는 거죠. 그런데 중반부에서 이 기대치가 무너졌습니다.

웹소설 업계에서 흔히 쓰는 표현으로 고구마 서사라는 말이 있는데, 답답하고 시원한 해소 없이 질질 끌리는 전개를 뜻해요. 이 작품의 중반부가 정확히 그 패턴에 해당합니다. 당할 것을 알면서도 시비를 거는 자잘한 악역들, 하나같이 어설픈 악당 설계, 그리고 여적여(여자 대 여자 갈등) 구도의 반복. 댓글창을 보면 저와 같은 불만을 가진 독자가 상당수였고, 그 동질감으로 버텼다는 게 웃픈 현실이었습니다.

분량을 늘리는 것이 작가에게 수익적으로 유리한 선택임은 부정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독자 입장에서 그 선택을 납득하기는 어렵습니다. 중반부를 읽는 내내 "지금 분량을 억지로 늘리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글 사이사이에서 너무 선명하게 보였거든요.

후반부 사이다와 독자 이탈, 어떻게 볼 것인가

후반부에 들어서면 이야기가 비로소 제 속도를 찾습니다. 에릴로트를 둘러싼 가문의 비밀, 흑막 공작과의 관계, 피폐물 세계관의 진짜 스케일이 열리면서 제가 처음 기대했던 그 필력이 다시 살아나요. 사이다 전개란 독자가 기다려온 통쾌한 반전이나 해소를 뜻하는 장르 용어인데, 후반부는 실제로 이 사이다 전개를 꽤 밀도 있게 때려 넣습니다.

리샤 작가의 떡밥 수거 능력은 분명히 인정할 만합니다. 초반에 깔아둔 복선이 후반부에서 제대로 회수되고, 개연성도 상당 부분 유지돼요. 하지만 문제는 그 후반부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떠나는 독자가 생긴다는 거예요. 완결 화 댓글창에는 "전작 때문에 팬이 됐는데 이번엔 실망했다", "다음 작품은 유료로 보지 않겠다"는 악평이 상당수 달려 있었습니다. 저도 그 실망한 독자들 중 한 명이에요.

작가론적으로 보면 또 다른 패턴이 보입니다. 로열 셰프 영애님, 아기는 악당을 키운다, 이 3세는 악역입니다 모두 결국 가족 관계의 회복과 여주의 척척 해결 구도로 수렴해요. 작가만의 서사 패턴이라고 볼 수도 있고, 창작 공식화의 한계로 볼 수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패턴이 두 작품까지는 매력으로 읽히고, 세 번째부터는 공식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완주 후 결론 차라리 200화 안팎에서 끝냈다면 훨씬 강한 작품이 됐을 겁니다. 박수 칠 때 떠나는 것이 창작에서도 통하는 말이고, 이 작품은 그 선택을 하지 못한 대가를 독자 이탈로 치렀습니다.

리샤 작가의 필력 자체는 실제로 괜찮습니다. 전작을 보고 팬이 된 독자들이 실망을 표하는 것 자체가 기대치가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완결작이니 초반부 몇 화를 먼저 무료로 확인한 뒤 결제 여부를 판단하시길 권합니다. 중반부 분량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소재의 참신함과 후반부의 완성도는 분명히 존재하는 작품입니다.

그래도 결국 또 봤습니다 — 아빠를 교체하는 법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다음 작품은 유료로 보지 않겠다"고 다짐해놓고 리샤 작가의 최신작 아빠를 교체하는 법을 결제했습니다. 역시나 비슷한 전개에 화당 200원이에요. 1부 마지막화를 올린 뒤 한참 연재를 쉬었다가 이제서야 다시 시작했는데, 과연 이번엔 중반부 고구마 서사를 피해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중입니다.

결국 돌아오게 만드는 게 이 작가의 진짜 필력인 건지도 모르겠어요. 독자 입장에서 이 감정은 꽤 복잡합니다. 분명히 실망했는데, 신작 소식이 뜨면 또 손이 가거든요. 아빠를 교체하는 법이 이번엔 중반부 분량 문제를 넘어설 수 있을지,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

참고: 나무위키 — 이 3세는 악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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