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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 1·2기 후기 – 웹툰 포기했던 내가 3기를 기다리는 이유

by purevanillacookie 2026. 3. 18.

카카오페이지에서 처음 만난 나 혼자만 레벨업

평소 카카오페이지에서 로맨스 판타지를 주로 즐겨 보는 편인데, 메인 화면에 항상 올라와 있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나 혼자만 레벨업이었어요. 처음엔 웹툰인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추공 작가의 웹소설이 원작이고 이후 장성락 작가가 그림을 맡아 웹툰으로 재탄생한 작품이더라고요.

웹툰은 한 편씩 기다려야 하는 게 너무 답답해서, 일단 나온 편까지만 읽다가 멈췄습니다. 아마 성진우가 대신 칼을 맞고 병원에서 미션을 받는 장면 즈음까지였을 거예요. 내용이 꽤 재미있어서 웹소설로 넘어갈까도 생각했지만, 당시엔 분량이 너무 길었고 로맨스 판타지가 아니라는 이유로 결국 손을 놓게 됐습니다. 지금도 결말이 궁금해서 마지막 화는 찾아봤지만, 전체를 처음부터 정독하진 않았어요.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FROM THE SHADOW 시즌2 공식 키 비주얼

웹툰에서 애니까지, 나혼렙의 미디어믹스 전략

나 혼자만 레벨업이 단순한 웹소설을 넘어 글로벌 애니메이션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체계적인 미디어믹스 전략 덕분입니다. 저는 웹툰으로 입문했다가 결국 애니로 정주행 하게 된 케이스인데, 돌아보면 이 작품이 독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이 꽤 영리했던 것 같아요.

미디어믹스 전략(Media Mix Strategy)이란 하나의 원작 콘텐츠를 웹툰, 애니메이션, 게임, 드라마 등 여러 매체로 확장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나혼렙은 이 전략을 가장 성공적으로 활용한 한국 IP 중 하나입니다.

  • 2016년: 웹소설 연재 시작 (카카오페이지, 추공 작가)
  • 2018년: 웹툰 연재 시작 (장성락 작가 작화)
  • 2024년 1월: TV 애니메이션 1기 방영 (A-1 Pictures 제작)
  • 2025년 1월: TV 애니메이션 2기 방영
  • 진행 중: 넷마블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서비스 중 / 드라마 제작 발표

제 경험상 웹툰보다 애니의 진입 장벽이 훨씬 낮았습니다. 웹툰은 성진우가 병원에서 미션을 받는 장면에서 멈췄는데, 애니는 같은 구간을 훨씬 몰입감 있게 표현해줬거든요. 한 편씩 기다릴 필요 없이 연속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컸고요.

1기는 평범, 2기는 확실히 달랐다

넷플릭스에서 이 작품을 발견했을 때, 반가운 마음에 바로 틀었습니다. 웹툰도 웹소설도 끝까지 보지 않았지만 애니메이션만으로도 내용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어요. 오히려 처음부터 애니로 입문하는 게 더 편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1기는 솔직히 조금 평범한 느낌이었어요. 성진우가 헌터로 각성하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따라가는 전개인데, 나쁘진 않지만 "이게 그렇게 화제였나?" 싶은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2기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원작을 모르는 제 눈에도 작화와 연출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게 느껴졌거든요.

다른 분의 후기를 보니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원작 재현도가 높아요. 웹툰 팬들이 좋아하는 명장면들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했어요. 바란의 명대사들, 진우의 각성 장면들, 그림자 병사들의 활약까지 원작 팬으로서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스토리가 탄탄해요. 단순히 강해지기만 하는 게 아니라, 왜 강해져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요. 진우의 내면 성장도 함께 보여줘서 몰입도가 높아요."
출처: 네이버 블로그 '마포더쿠' – 나혼렙 애니 2기 감상 후기

원작을 모르는 저도 2기를 보면서 '뭔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느꼈으니, 원작 팬이라면 더욱 만족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현재는 3기를 기다리는 중이에요.

일본은 저조, 서양권은 대박 – 극명하게 갈린 해외 반응

나혼렙 애니의 흥행 성적은 지역별로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일본에서는 OTT 순위 3~5위권을 오가며 평범한 화제성을 보였고, BD(블루레이) 판매량은 수치조차 집계되지 않을 정도로 저조했습니다.

반면 서양권에서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크런치롤에서 1위를 차지했고, 레딧 차트에서는 2024년 1분기 전체 애니메이션 중 7위를 기록했습니다. 완결 후에는 5위까지 상승했어요. MyAnimeList에서는 2024년 가장 인기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선정되었고, 리뷰 수 기준으로는 연간 1위를 달성했습니다. 중국에서도 빌리빌리 애니메이션 부문 1위를 차지했고, 넷플릭스 상반기 글로벌 시청 순위에서는 1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BD 판매량(Blu-ray Disc Sales)은 애니메이션 원판 디스크를 구매한 수치로, 코어 팬덤의 충성도를 보여주는 전통적인 지표입니다. 일본 내 BD 판매량이 저조하다는 건 그만큼 일본 현지 팬층이 두껍게 형성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해요.

개인적으로 이 간극이 흥미롭습니다. 일본 애니는 초반엔 재미있는데 갈수록 질질 끄는 경향이 있거든요. 원피스, 블리치, 코난처럼 세계관이 끝없이 확장되면서 결말이 안 보이는 구조요. 반면 나 혼자만 레벨업은 성진우의 성장과 최종 목표가 처음부터 명확합니다. 일본 팬덤은 이 '한국식 전개'에 다소 거부감을 느꼈을 수 있지만, 서양권과 국내 팬들은 오히려 이 점을 높이 산 것 같아요.

한일 합작의 명암 – 제작사와 아쉬운 점

나혼렙 애니는 한국, 일본, 미국이 공동 투자한 합작 프로젝트입니다. 제작위원회에는 애니플렉스, 넷마블, 디앤씨미디어, 카카오픽코마, 크런치롤이 참여했고, 실제 애니메이션 제작은 일본의 A-1 Pictures가 담당했습니다.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어요. 한국에도 작화 실력이 뛰어난 애니메이터들이 분명히 있는데, 이런 좋은 원작을 우리 손으로 만들지 못하고 일본 제작사에 맡겨야 한다는 현실이요. 배경이 한국인데 일본 성우가 한국 지명과 이름을 어색하게 발음하는 장면도 가끔 몰입을 깼습니다. 기술력의 문제인지, 제작 시스템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한국 원작 IP를 한국 스튜디오가 직접 소화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랍니다.

참고로 일본 내수판에서는 성진우가 '미즈시노 슌'으로, 합정역이 '하타오카역'으로 변경되는 로컬라이징이 적용됐습니다. 하지만 해외 수출판에서는 한국 이름과 지명을 그대로 사용했어요. 넷플릭스 한국어판으로 보면 성진우가 성진우로 나오니 위화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로컬라이징(Localization)이란 특정 지역 시장에 맞춰 이름, 지명, 문화 요소를 변경하는 작업을 의미합니다. 일본 시청자를 위해 한국 배경을 일본 배경으로 바꾸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마무리 – 원작 몰라도 충분히 재미있다

웹툰도 웹소설도 끝까지 못 읽은 제가, 넷플릭스 애니 덕분에 이 작품의 팬이 됐습니다. 1기보다 확실히 발전한 2기를 보고 나서 3기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어요. 한국 원작이 글로벌 시장에서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킨다는 것도 뿌듯했고요. 다만 제작 주체가 일본이라는 점, 그리고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한계를 동시에 드러낸 작품이기도 합니다. 언젠가 이런 좋은 원작을 우리 손으로 완성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봅니다.

원작을 전혀 모르는 분이라도 애니메이션만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니, 아직 안 보셨다면 1기부터 한번 틀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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